"힘없고 곤궁한 처지의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사회의 품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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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전남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발생한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인권유린 사건에 대해 "철저히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영상을 공유하며 "영상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며 "세계적 문화강국이자 민주주의 모범국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수자, 약자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자 명백한 인권유린이다"며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에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사건은 이달 초 나주의 한 벽돌 제조 공장에서 발생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가 확보한 58초 분량의 영상에는 스리랑카 국적의 A(31)씨가 벽돌에 흰색 비닐로 결박된 채 지게차에 매달려 끌려다니는 장면이 담겼다.
주변 동료들은 이 모습을 보며 웃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한국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잘못했냐", "잘못했다고 해야지"라고 말하며 조롱했다.
이를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피해자인 A씨는 이날 나주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직접 참여해 "당시 상급자가 다른 이주노동자에게 벽돌을 비닐로 감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는데, 이를 보며 웃었다는 이유로 이런 벌칙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치심과 공포감을 느꼈고,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호소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람을 벽돌처럼 다룬 끔찍한 사건"이라며 "이번 사건은 우발적 일탈이 아니라, 이주노동자를 도구처럼 인식하는 구조적 차별과 폭력이 빚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피해 노동자는 오늘이 생일이지만, 기쁨 대신 폭력과 공포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심리·법률·의료 지원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나주시와 노동 당국에는 사업장 책임자 조사와 처벌, 농공단지·계절노동자 대상 실태조사,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경찰과 노동 당국은 곧장 조사에 착수했다.
전남경찰청은 영상에 드러나지 않은 추가 범법 행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도 해당 사업장에 대해 기획 감독에 나섰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폭행이나 직장 내 괴롭힘 여부는 물론, 임금 체불 등 노동관계법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점검하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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