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일시적으로 돈을 푸는 건 하책 중 하책”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오 시장은 해당 정책이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량이 늘어나는 데 비례해서 정확히 주택 가격이 오르는 게 전 세계적으로 공통의 현상"이라며 "그 점을 무시하고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써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경기라는 명목하에 돈을 푸는 게 일정 정도 소비진작이 될 테지만 빚내서 경기부양을 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외환위기(IMF)와 같은 상황은 빚내서 경기를 부양하는 게 합리화되지만 지금이 과연 그럴 때 인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력없는 지자체들이 지방채를 발행하려 해도 규정에 맞지 않고 추경 편성을 한 지도 얼마 안 됐다”며 “일정비율을 지방정부에 미루면서 통화량을 늘리는 정책은 결국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끊임없이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노력을 하는 정당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며 “반면교사로 민주당이 개딸들이라고 불리는 분들에게 휘둘렸던 상황을 한번 회고해 보란 말을 당에 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극단적 지지층만을 의식한 정당 행보가 과연 국민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깊이 반성하고 무엇이 국민이 원하는 바인가를 늘 좌표로 삼아야 한다"며 "약자와 동행하는 사회통합을 염두에 두고 정치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 시장은 주택 공급에 속도를 올리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특히 10년간 2조원 규모의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마련해 주택 공급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오 시장은 “(기금은) 토지마련부터 건설비용까지 민간이 투자해 집을 짓도록 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용도로 쓰일 것”이라며 “연간 2000억 정도 적립해 10년에 걸쳐 2조원의 재원을 마련하면 현재 공공주택 공급에 연간 2500가구 정도를 추가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입장도 내비쳤다.
오 시장은 “일은 하면 할수록 더 챙겨야 할 게 늘어나고 일 욕심이 생겨 새로운 시도를 더 하고 싶어진다”며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하면서 시민들의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사실상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신속통합기획, 모아주택 정책 등을 통한 주택공급 물량 확보와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인 기후동행카드의 성과를 소개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서울의 경쟁력이 ‘시민이 누리는 일상’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안수교 기자 hongsalami@aj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