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밸리’ 성남시, 올해 법인지방소득세 284억 증가…‘부익부 빈익빈’ 심화 [오상도의 경기유랑]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7-16 06:00:00

네이버 344억, SK하이닉스 136억 등…지난해보다 11.3% 증가
2793억 납부, 지방세 목표액 37.5%…기업 실적 회복세 뚜렷
지방재정은 여전히 양극화…재정 격차 완화책 큰 효과 없는 듯
국가산단 낀 비수도권 지자체에선 법인 수 늘지만 법인세는 급감

지방재정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되는 가운데 경기 성남시의 올해 법인지방소득세가 지난해보다 284억원 더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탓에 대다수 지자체가 법인세 감소로 고통받고 있지만, 이른바 ‘판교 밸리’를 품은 성남시는 역주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법인지방소득세는 전액 시 자체 재원으로 활용된다.

15일 성남시에 따르면 올해 시에 신고·납부된 법인지방소득세는 지난해 2509억원보다 11.3% 증가한 27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성남시 전체 지방소득세 목표액의 37.5%에 달하는 규모다.

판교 테크노밸리 전경. 성남시 제공

이번 신고는 관내 2만5600개 법인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시는 고액 납부 법인을 중심으로 사업 실적이 대폭 개선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상위 200위 고액 납부 법인(1억원 이상)의 납부 금액은 지난해 1817억원에서 1954억원으로 137억원 증가했다.
네이버가 344억원, SK하이닉스가 136억원을 각각 납부하며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201위부터 집계된 기업들의 납부 금액도 전년 대비 147억원 늘었다.
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전반의 경영 실적 개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교 밸리에 둥지를 튼 IT·게임 기업들의 성장세가 세수 증가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시는 세제 혜택 확대와 기업 맞춤형 지원, 협업체계 강화 등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에 지속해서 힘쓸 방침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법인지방소득세 증가는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장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경제가 지난해 불거진 계엄·탄핵 사태 이후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비수도권 지자체들의 지방세 수입은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에 따르면 전국의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법인수는 최근 5년간 3000개 넘게 늘었지만 같은 기간 법인세 납부액은 오히려 15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세가 해당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를 결정하는 세금인 만큼 지자체들이 ‘알짜’ 기업 유치에 나섰지만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다.


행정안전부(옛 행정자치부) 역시 2016년 이후 시·군 조정교부금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지자체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고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법인지방소득세는 시·군 간 세수 격차가 크고 시·군세이다 보니 광역지자체의 기업 유치 노력과 투자 등이 쉽게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